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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고등어 한 번 구우려다가 온 집 안에 비린내 가득 채워본 경험, 저만 있는 건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생선구이는 "밖에서 먹어야 제맛"이라는 게 제 오랜 결론입니다. 경기도 광주시 목현동 먹자거리에 있는 '오늘은 화덕 생선구이'는 화덕에 구운 생선구이와 갓 지은 돌솥밥 정식을 13,000원에 내어주는 곳입니다. 제가 직접 다녀와서 느낀 것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화덕생선구이, 왜 이렇게 다를까요?
제가 평소 생선구이집에 들어서는 순간 코를 찌르는 비린내 때문에 입맛이 먼저 달아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매장 문을 열자마자 그런 불쾌함이 전혀 없었습니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오픈형 주방에서 화덕(charcoal oven) 방식으로 생선을 굽기 때문입니다. 화덕 구이란 직화가 아닌 복사열로 생선 표면과 내부를 고르게 익히는 조리법으로, 기름기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껍질은 바삭해지고 속살은 촉촉함을 유지합니다. 일반 팬 구이와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제가 주문한 모둠생선구이에는 고등어, 갈치, 삼치, 가자미, 임연수 다섯 종류가 한 접시에 나왔습니다. 집에서 고등어를 구우면 기름과 비린내 처리가 보통 일이 아닌데, 이곳에서 먹은 고등어는 고소하면서도 속살이 촉촉합니다. 갈치는 칼집을 넣어 구워서 껍질이 얇게 바삭하고, 평소 접하기 힘든 임연수와 가자미까지 한 번에 맛볼 수 있으니 모둠으로 시키는 게 실속 있다는 판단이 섰습니다.
주문과 동시에 화덕에 생선을 올리고, 한쪽 벽면에서는 가지런히 놓인 솥들이 나란히 밥을 짓습니다. 그 풍경 자체가 이미 식욕을 자극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 외식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소비자들이 한식당을 선택하는 가장 큰 기준 중 하나가 '조리 방식의 신뢰성'인데(출처: 농림축산식품부), 오픈 주방에서 직접 화덕에 굽는 모습을 보여주는 이 구조가 딱 그 기준을 충족한다고 느꼈습니다.
- 고등어: 기름기 빠지고 속살 촉촉, 비린내 없음
- 갈치: 칼집 구이로 껍질 바삭, 담백한 맛
- 가자미·임연수: 평소 접하기 어려운 어종을 한 번에
- 삼치: 살이 두툼하고 촉촉해서 밥 반찬으로 최고
돌솥밥정식, 13,000원의 상차림
제가 주차장에서 현수막을 보는 순간 잠깐 멈칫했습니다. 화덕 생선구이에 돌솥밥 정식이 13,000원이라는 숫자가 선뜻 믿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돌솥밥 정식(stone pot rice set)이란 돌솥에 갓 지은 밥과 된장국, 그리고 반찬 일체를 한 상에 내어주는 한식 상차림 방식입니다. 이 구성이 1인 단위로 제공되는 것이 핵심입니다.
실제로 상이 나왔을 때 제가 반찬 가짓수를 세어봤습니다. 샐러드, 시금치나물, 가지나물, 볶은 도라지, 호박전, 볶음땅콩, 마늘종 멸치볶음까지, 된장국을 포함하면 사실상 10첩에 가까운 구성이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사장님 어머님이 양평에서 한정식집을 운영하고 계신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 내공이 반찬 하나하나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습니다. 간이 세지 않고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린 반찬들이라 생선구이의 짭조름한 맛과 균형이 잘 맞았습니다.
샐러드드레싱이 단호박으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도 제 취향입니다. 보통 생선구이집에서 이런 디테일을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식사가 끝나갈 무렵 돌솥 바닥에 눌어붙은 누룽지에 물을 부어 먹는 맛도 빠뜨릴 수 없습니다. 솥밥이 제공되는 만큼 누룽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으로 자연스럽게 마무리를 장식합니다. 4인 이상 식사 시에는 수제 호박식혜가 후식으로 나오는데, 잔 단위(3,500원)나 한 통(8,000원)으로 따로 구매도 가능합니다.
가격 대비 성능 혹은 만족도 비율을 뜻하는 가성비(價性比)를 따질 때 단순히 양만 보는 경우가 많은데, 반찬의 질과 조리 방식까지 감안하면 이곳은 광주 일대에서 손에 꼽을 수준이라고 봅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가 한식당에서 체감하는 가성비 만족도는 반찬 수보다 반찬의 맛 품질에 더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합니다(출처: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이 집이 딱 그 조건을 충족하는 케이스입니다.
혼밥도 가능한 공간, 메뉴 추가 시 선택은?
생선구이집은 대부분 2인 이상 주문이 원칙인 곳이 많습니다. 그게 은근히 혼자 오기 불편한 이유 중 하나였는데, 이곳은 1인 주문이 기본이라 혼자 와도 눈치 볼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매장 자체도 밝은 우드톤으로 개방감 있게 꾸며져 있어서 혼자 앉아 있어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단체룸은 100여 명까지 수용 가능하고, 놀이방과 아기의자도 갖춰져 있어서 가족 단위 모임 장소로도 쓸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번에는 제가 일행과 함께 돈불고기(18,000원)와 김치고등어조림(15,000원), 코다리회무침(15,000원), 코다리냉면(12,000원)까지 추가로 시켜봤습니다. 돈불고기는 돼지고기에 새우가 함께 들어가 있는데, 간장과 고추장 양념 중 선택이 가능합니다. 제가 고른 고추장 양념은 매콤한 맛이 입맛을 확 당기는 스타일로, 탱글거리는 새우와 부드러운 돼지고기의 조합이 상상 이상으로 잘 어울렸습니다.
코다리회무침은 매콤하고 새콤한 양념에 아삭한 야채와 쫄깃한 코다리 식감이 어우러져서, 밥반찬으로 먹으면서도 막걸리 한 잔이 절로 생각나는 맛이었습니다. 코다리냉면은 비빔으로 주문했는데 면발이 찰지고 양념이 진해서 마무리로 먹기에 딱이었습니다. 생태보다 쫄깃하고 건태보다 부드러운 중간 식감이 특징인데 코다리와 면을 같이 먹으니 너무나 잘 어울립니다.
넷이서 여러 메뉴를 시키다 보니 생선구이가 남았는데, 셀프 포장 존이 따로 마련되어 있어서 집에 가져와 에어프라이어에 돌려 저녁까지 해결했습니다. 음식을 버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이 배려가 꽤 마음에 들었습니다. 남한산성에서 차로 20분 거리라 드라이브 코스로 묶어도 좋고, 목현동 먹자 거리 자체에 볼거리가 있어서 식사 전후로 여유 있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오늘은생선구이 혼밥이 진짜 가능한가요?
A. 네, 1인 주문이 기본 원칙입니다. 많은 생선구이집이 2인 이상을 요구하는 것과 달리 이곳은 혼자 와도 정식 메뉴 전체를 동일하게 주문할 수 있습니다. 매장 분위기도 조용하고 개방감이 있어서 혼자 앉아도 전혀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Q. 돌솥밥정식 가격이 얼마이고, 어떤 생선을 고를 수 있나요?
A. 정식은 13,000원~19,000원 선이며, 고등어·가자미·임연수·삼치·갈치 중 선택하거나 모듬으로 주문할 수 있습니다. 한 마리와 반 마리 중 선택도 가능하고, 천 원 정도를 추가하면 조림으로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Q. 주차는 되나요? 단체 이용도 가능한가요?
A. 건물 옆으로 넓은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주차 걱정은 없었습니다. 내부에 단체룸이 있어 한 번에 100여 명까지 수용 가능하고, 예약도 가능합니다. 놀이방과 아기의자도 갖춰져 있어서 가족 모임이나 회식 장소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Q. 생선을 먹지 못하는 사람은 먹을 메뉴가 있나요?
A. 돈불고기가 있어서 생선이 부담스러운 분도 충분히 선택지가 있습니다. 고추장 양념과 간장 양념 중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고, 새우가 함께 들어가 있어 양도 넉넉합니다. 코다리냉면이나 도토리묵, 삼계탕도 메뉴에 있습니다.
결론
경기광주 목현동 먹자 거리에서 '오늘은 화덕 생선구이'는 제가 기대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내어준 곳이었습니다. 화덕 조리로 비린내 없이 구워진 생선, 한정식 못지않은 반찬 구성, 1인도 부담 없이 앉을 수 있는 분위기까지, 어느 하나 허술한 구석이 없었습니다.
남한산성 드라이브를 계획 중이거나, 목현동 쪽에 볼일이 있다면 이곳을 식사 장소로 먼저 잡아보시길 권합니다. 제 경험상 반찬 가짓수와 화덕 생선구이의 조합만으로도 충분히 한 번 더 찾을 이유가 생깁니다. 주소는 경기도 광주시 이배재로 393이고, 영업시간은 10:00~21:00, 전화는 0507-1326-7269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