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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처음 그 자리에 가게가 없어졌을 때 폐업인 줄 알았습니다. 오래 다녔던 곳이 사라진 것 같아 꽤 서운했는데, 알고 보니 대원사거리 아래쪽으로 이전한 거였습니다. 리뉴얼된 포차천국은 예전보다 훨씬 깔끔해졌고, 오히려 저한테는 더 들르기 좋아진 위치가 됐습니다.

리뉴얼 후 달라진 것들, 실제로 가보니
이전 자리에 있을 때 가장 불편했던 게 화장실이 매장 밖에 있었습니다. 한창 먹다가 자리를 박차고 나가야 했으니, 겨울에는 꽤 번거로웠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새로 자리 잡은 매장은 2층 내부에 화장실이 있고, 생각보다 훨씬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매장 자체는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운영됩니다. 규모 면에서는 예전보다 조금 줄었다는 느낌도 있었는데, 그래도 동선이 더 편리해지고 내부 인테리어도 정비된 덕에 전반적인 만족도는 오히려 올라갔습니다. 벽면에 써놓은 문구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싸니까 어깨 펴고 마셔", "돈 많은 백수가 되고 싶다" — 괜히 피식 웃게 되는, 그 집 분위기를 딱 보여주는 글귀들이었습니다.
위치도 대원사거리 기준으로 더 아래쪽으로 내려왔는데, 제 동선상으로는 오히려 더 접근하기 좋아졌습니다. 이전보다 빠르게 들를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이건 제게 분명한 플러스입니다.
가성비 안주 메뉴, 뭘 시켜야 할까
메뉴판을 펼쳐보면 솔직히 고르는 게 일입니다. 그만큼 종류가 많습니다. 이날은 인원이 여럿이어서 페스츄리 페페로니피자, 후라이드 치킨, 먹태를 주문했는데, 순서대로 나오는 음식마다 실망이 없었습니다.
페스츄리 페페로니피자는 예상 밖의 맛이었습니다. 페스츄리 도우란 버터를 겹겹이 접어 만든 층상 구조의 반죽을 말하는데, 쉽게 말해 크루아상 같은 바삭한 결이 살아있는 도우입니다. 포차에서 이 정도 도우 퀄리티를 기대하지 않았는데, 한 입 먹고 나서 주변 사람들이랑 눈이 마주쳤습니다. 치즈도 아끼지 않고 들어가 있었고, 핫소스와 피클까지 세트로 나왔습니다.
후라이드 치킨은 반반 주문이 순살만 가능하다고 하셔서, 뼈 후라이드로 시켰습니다. 치킨무, 양념소스, 소금이 함께 나오는데 소금에 찍어 먹는 게 생각보다 담백하고 좋았습니다. 저는 평소에 닭똥집 튀김에 생맥주를 즐겨 시키는데, 튀김옷을 어떻게 만드시는지 모르겠지만 기름기 없이 바삭바삭한 식감이 계속 손이 가게 만듭니다. 튀김의 품질은 식용유 관리와 튀김옷의 수분 함량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튀김옷 수분 함량이 반죽에 포함된 물기의 비율을 뜻하는데, 이게 낮을수록 튀겼을 때 기름이 덜 흡수돼 담백한 식감이 납니다. 제 경험상 이 집 튀김은 그 균형을 잘 잡고 있습니다.
- 페스츄리 페페로니피자 — 층상 도우가 바삭하고 치즈가 풍성, 핫소스·피클 제공
- 후라이드 치킨 — 치킨무·양념소스·소금 세트 구성, 반반은 순살만 가능
- 먹태 — 마른안주류 대표 메뉴, 안정적인 맛
- 닭똥집 튀김 — 기름기 없이 바삭, 생맥주와 페어링 추천
- 곱도리탕·수비드 가브리살보쌈·솥뚜껑 알곤이찜·치뱅이 등 식사 메뉴도 다수
가격대는 10,000원대부터 30,000원대까지 폭이 넓어서, 인원수나 예산에 맞게 조합하기 편합니다. 국내 외식업 평균 객단가가 꾸준히 오르는 흐름 속에서도(출처: 통계청 KOSIS) 이 가격 구간을 유지하는 건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종류가 이렇게 많은데도 맛없는 걸 찾는 게 더 어렵다는 말이 과장이 아닙니다.
오픈 시간이 앞당겨진 이유, 저도 한몫했을지도
예전 오픈 시간은 오후 5시였습니다. 그런데 지인과 낮술 한잔 하고 싶었던 날, 문 연 곳을 찾다가 마땅한 곳이 없어서 이 집 앞을 지나치게 됐습니다. 영업 준비 중인 걸 보고 "혹시 들어가도 될까요?" 하고 여쭤봤더니 기꺼이 들여보내 주셨습니다.
그 이후로 언제부터인지 오픈 시간이 오후 3시로 바뀌었습니다. 제가 그 계기가 됐는지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속으로는 내심 반가웠습니다. 낮부터 한잔하고 싶은 날, 선택지가 많지 않은데 오후 3시부터 문을 연다는 건 꽤 의미 있는 차이입니다.
사장님이 유쾌하고 친근하게 인사해 주시는 분입니다. 조금 일찍 가도 귀찮아하는 기색이 없습니다. 오래 다닌 단골 입장에서 그런 분위기가 더 편하게 느껴집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단골 고객의 재방문율은 신규 고객 유치 비용 대비 훨씬 높은 효율을 보입니다(출처: 한국외식산업연구원). 그 통계가 왜 나오는지, 이 집에서 실감하게 됩니다.
주류 메뉴와 어른의 맛, 취향이 바뀐다는 것
포차천국에서 고를 수 있는 주류는 하이볼, 칵테일소주, 생맥주 등 꽤 폭넓습니다. 하이볼이란 위스키나 소주 같은 증류주에 탄산수나 소다를 섞은 음료로, 도수를 낮추고 청량감을 더한 것이 특징입니다. 칵테일소주도 비슷한 맥락인데, 소주 베이스에 과즙이나 시럽을 섞어 달콤하게 마시는 방식입니다.
제가 이전에는 알싸한 알코올의 쓴맛이 힘들어서 이런 달작지근한 류를 주로 마셨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담백한 소주나 생맥주를 찾게 됐습니다. 아마도 어른의 맛을 점점 알아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맛의 기준이 바뀐다는 건 미각의 감수성이 달라졌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제 경우엔 닭똥집 튀김과 생맥주 조합이 이 집의 정석이 됐습니다. 생맥주는 병맥주보다 탄산감과 신선도 면에서 차이가 있는데, 이산화탄소가 음료 안에 녹아 있다가 혀에 닿을 때 주는 청량한 자극이 좋습니다. 갓 뽑은 생맥주의 탄산감, 그 첫 모금이 짜릿한 이유가 거기 있습니다. 바삭한 닭똥집 튀김과 만나면 조합이 딱 맞아떨어집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포차천국 상대원점 오픈 시간이 언제인가요?
A. 현재 오후 3시부터 영업을 시작합니다. 예전에는 오후 5시였는데 앞당겨졌습니다. 낮부터 한잔하고 싶을 때도 선택지가 생긴 셈이니, 이른 시간에 방문하고 싶다면 확인해 두시면 좋겠습니다.
Q. 치킨 반반 주문 되나요?
A. 반반은 순살로만 가능합니다. 뼈 있는 후라이드와 양념을 반반으로 섞는 건 어렵다고 하셔서, 저는 그냥 뼈 후라이드로 주문하고 소스를 따로 찍어 먹었습니다. 소금에 찍는 것도 생각보다 꽤 잘 어울립니다.
Q. 가격대가 어느 정도 되나요?
A. 메뉴에 따라 10,000원대부터 30,000원대까지 폭넓게 구성돼 있습니다. 여럿이서 2~3가지 주문해도 부담 없는 수준이라, 제가 직접 "오늘 내가 살게" 말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입니다.
Q. 이전 위치랑 많이 달라졌나요?
A. 상대원 대원사거리 기준으로 더 아래쪽으로 이전했습니다. 규모는 살짝 줄었지만, 화장실이 매장 내부로 들어오고 인테리어도 새로 정비됐습니다. 제 경험상 예전보다 전반적으로 편리해졌다고 느꼈습니다.
결론
예전 세대에게 투다리가 퇴근 후 애환을 달래는 공간이었다면, 저에게는 포차천국 상대원점이 그 역할을 합니다. 무겁지 않게 들를 수 있고, 메뉴 걱정 없이 시켜도 되고, 사장님 분위기 덕에 혼자 가도 어색하지 않은 곳입니다.
가성비 포차를 찾고 있다면, 혹은 낮부터 조용히 한잔하고 싶은 날이 있다면 한 번 들러보시길 권합니다. 닭똥집 튀김과 생맥주, 혹은 페스츄리 페페로니피자부터 시작해 보시면 그 다음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겁니다.